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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심멎 사랑에 맴찢 <치코와 리타>

by 하하하합삐 2023. 2. 20.

줄거리

허름한 중년의 구두닦이 아저씨가 힘없이 집으로 향한다.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사회주의의 쿠바의 상황을 알게 한다.

동네 주민들과 익숙한 듯 인사하지만, 전혀 반가워 보이지도, 안부가 궁금해 보이지도 않는다.

삶의 낙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축 처진 어깨를 하고 도착한 집.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라디오 채널을 돌려 만족스러운 음악을 찾고 술 한잔과 시가 한 개비를 문 치코의 얼굴에 그제야 평온함이 감돈다.

라디오에서 음악을 소개한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추억의 멜로디'를 듣고 있습니다.

60년 전 라디오 경연대회 우승 곡 "나만의 향기-치코와 리타""

치코의 눈빛은 창밖의 허공을 응시하고 손가락은 창틀을 가볍게 연주한다.

 

그의 마음은 1948년의 하바나를 추억한다.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자유롭고 방탕한 삶을 살던 치코는

클럽에서 베사메 무초를 끈적하게 부르는 리타에게 반했다.

방어적이던 리타또한 우연히 피아노 치는 치코를 보게 되어 마음을 열고

치코는 '리타'라는 제목을 가진 곡을 지어 깊은 사랑의 시간을 함께한다.

하지만 집으로 찾아온 치코의 전 여자친구떄문에 리타는 치코를 다시 멀리한다. 

치코의 매니저는 리타를 설득해 함께 카데나 아줄 경연대회에 함께 참가하게 되었고 일등을 한다.

부상으로 주어진 고급 호텔에서의 무대를 기회로 가수로서 주목받게 된 리타는

뉴욕행 러브콜을 받지만 치코와 함께가 아니라면 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냥 피아니스트가 아니에요. 치코는.....치코에요"

하지만 남자와 이야기 나누는 리타를 본 치코는 리타를 오해하고

치코에게 해명하려 집앞에서 기다리던 리타 또한 치코가 전여자친구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다.

오해를 끌어안은 리타는 홀로 뉴욕행 배에 몸을 싣게 된다.

 

이후 치코도 라몬과 함께 뉴욕으로 향한다. 치코는 스타로서 성공이 코 앞인 리타와 재회하고 우여곡절 끝에

뒤엉킨 오해와 질투를 뒤로 한 채 행복한 삶은 서로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드디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상업적으로 득될것이 없었고,

이를 알게된 투자자 론과 매니저 라몬은 치코에게 마약 밀매 혐의를 씌워 쿠바로 추방한다.

치코가 도착한 쿠바는 사회혁명을 겪었고 재즈는 이제 사랑받지 못하는 음악이 되었다.

일자리도 사랑도 잃은 치코는 하루하루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다.

열정과 생기를 잃은 채 오랜 시간을 구두닦이로서 시들어가던 치코에게 미국의 젊은 가수가 찾아온다.

'치코! 미국의 유명한 젊은 가수가 찾아요! 살아있어서 다행이래요!'

'살아있는 거로 보여?'

피아노가 어색해진 할아버지 치코는 '릴리'로 알려진 <리타와의 첫날밤이 담긴 곡:리타>로 설득당하고

젊은 가수와 함께하게 된 치코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린다

"난 꿈을 꾸지, 어제처럼 당신을 사랑하는 꿈"

이 기회로 다시 미국에 간 치코는 47년 전 약속했던 모텔에서 리타와 재회한다.

치코가없는 미래는 필요 없었던 리타는 행복이 없는 가수 생활을 그만두고 47년을 모텔에서 일하며 치코를 기다렸고

둘은 한눈에 알아본다.

'당신을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소'

'기다렸어요 47년간 단 하루도 빠짐없이.

기다리니까 이렇게 오네요'

노을 지는 하늘은 둘을 의미하듯이 잔잔하게 불타며 저물어간다

 

 

재즈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반의 쿠바를 배경으로 한 치코와리타.

쿠바의 혁명전후로 배경을 애니임에도 기시감없이 잘 녹여주어 시대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좋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의 열정가득하고 날것인, 그래서 더 정겨운 재즈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귀호강을 선물한다.

베보 발데스가 연주한 피아노 연주는 실황만큼 흘러가는 게 아까워 시간을, 귀를 붙잡고 싶다(?)

경연에서의 '사보르 아 미'는 촉촉한 목소리가 앞으로의 날들을 예상하듯 맑고도 아련하다.

미국의 유명 무지션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차노 포조, 델로니어스 몽크, 냇 킹 콜 의 음악과 등장이 재즈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겨주고, 콜 포터의 노래까지 쉴 틈 없이 귀를 행복하게 했다.

내용적으로 새로운 것도 없고 클리셰 투성이의 줄거리이기도 하지만 

남미 특유의 무드에 꿈꾸는 듯한 2D 애니메이션의 색감과 무빙이 더해져 감동을 더 진하게 만들어 준다.

크리스마스에 아주 고풍스럽지만 예쁜 트리를 발견한듯 한 기분좋은 클리셰랄까.

메마른 현생을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도 따뜻하고 애틋한 감성을 가득 채워 줄수 있는 음악이 잔뜩담긴 영화였다

 

 

느낀 점

음악은 시작만 하면 마음을 후비고 들어와 진한 울림을 남긴다. 가사 한 줄도 놓칠 수 없어 곱씹게 된다.

둘의 재회 장면은 안심과 원망으로 마음을 적셨고 눈물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눈과 귀 어느 것도 아쉬운 것이 없었고 심장은 녹아버렸다.

인생이란 원래 예상대로 흘러가는것이 아무리 없다지만, 치코의 인생에 큰 전부였던 사랑과 커리어,

그 무엇도 그의 음악만큼 순조롭게 흘러가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을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진한 사랑은 무엇으로 지켜냈을까

그들은 무엇때문에 인생을 다 내려놓고 그리워만 하며 살아갔을까

영화치고는 조금 많은 서사를 담아낸 느낌이지만 최대한 음악에 감정을 맡기고 많이 절제된 느낌이 든다

여운이 진하게 오래가는 영화였다

 

Tanto tiempo disfrutamos de este amor

우리는 오랜 시간 사랑을 나눴어요

Nuestras almas se acercaron tanto así

우리 영혼은 그렇게 가까워졌고

que yo guardo tu sabor

난 당신 향기를 간직하게 되었죠

pero tú llevas también sabor a mí

하지만 당신에게도 나의 향기가 있어요.

 

Si negaras mi presencia en tu vivir

당신 삶에서 내 존재를 부정해야 한다면

 

Bastaría con abrazarte y conversar

포옹과 대화만으로 만족할게요

Tanta vida yo te dí

내 많은 부분을 드렸기에

Que por fuerza tienes ya

당신께 항상 남아 있겠죠

Sabor a mí

나만의 향기가